옥상집
재개발이 해제된 인천 구도심에 짓는 주택으로 노년의 두 자매가 한 건물에서 따로, 그리고 같이 살기 위한 두 세대짜리 다세대주택이다.
대지는 급경사를 끼고 있는 43평짜리 땅으로 불리한 형태 때문에 제 면적을 찾아쓰기 힘든 반면,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다양했다. 오랜 세월 살며 익숙해진 30평형 아파트의 라이프스타일에 매여 있어 아파트가 법칙처럼 정해놓은 내부 공간을 고스란히 요구했고, 나무를 심어 과일이 열리면 같이 따먹고, 넓은 평상에 고추를 펴 말리며, 장아찌와 김치를 담글 수 있는 마당을 소망했다. 그 외에도 엘리베이터, 여유로운 계단폭, 작은 임대상가 등 시시콜콜한 요구사항을 건축면적이 30평으로 제한되어 있는 작은 대지에 모두 수용하려다 보니 공간이 절대 부족했다.
대지가 상업지역이어서 사선제한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이용하기 위해 이웃하는 두 집을 수직으로 쌓는 방식을 택했다. 각 세대 당 1.5층 씩 계획하여 요구한 내부면적을 해결할 수 있었고, 스킵플로어 형태로 구성된 두 세대를 엇갈려 쌓아 자연스럽게 사잇마당이 생기도록 배치하였다. 각자 반층씩 물려있는 이 공중마당은 두 집을 분리하는 동시에 연결해주는 완충공간이 되었다. 1m마다 단면이 각기 다른 이 복잡한 구조가 제한된 공사비 여건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었지만, 건축주가 아파트를 포기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이자 갈망했던 삶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되어 시공사와 세밀하게 협조해 가면서 예산에 맞추도록 노력하였다.
설계 진행 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나와 있던 사잇마당의 유기적인 연결동선은 자매간의 프라이버시와 개방감 사이의 조율 때문에 건물 내부에 숨어 아쉬운 부분이 있으나, 애초에 의도했던 데로 두 집이 사잇마당을 통해 자주 왕래하며 오순도순 즐겁게 사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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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명: 옥상집
위치: 인천시 남구 숭의동
용도: 다세대주택
연면적: 302.70 ㎡
Design : 2014~2015
Construction : 2025~2016
설계협력: 터구조, 정연엔지니어링
시공: 윤홍건축
사진: 신경섭